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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달콘서트 신창용 공연과 건반 사건에 대한 부탁

  • 작성일2021-03-12
  • 작성자반경숙
  • 조회수736

실은 여러가지로 부끄러워 글을 쓸 생각은 없었는데 이미 올라온 글이 있어 이참에 부탁 드리고 싶어 글 올립니다. 이 글이 행여나 담당하시는 분들을 힘들게 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전 안산예당을 무척 아낍니다. 이곳이 있음으로 해서 그나마 듣고 싶고, 보고 싶었던 공연을 서울까지 가지않고, 비싼 공연료를 내지 않고 볼 수 있었어요. 그래서 늘 무슨 공연이 있을까 들락거리는 편입니다. 하지만 갈수록 품격있고 다양한 공연이 사라지고 어린아이나 청소년 위주의 가벼운 공연이 느는 현상은 참 아쉬웠습니다. 


그런데 어제 너무나 기대했던 신창용 피아니스트가 연주하는 도중 건반이 빠진 사건은 충격이었고, 제게 "안산 문화"를 다시한번 생각하게 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혹시나 이 일로 좋은 공연을 유치하려고 애를 쓴 분들을 힘들게 하는 건 아닐까 싶어 서두에 말씀드린대로 이런 후기는 올리지 않을 생각이었는데, 다른 분의 글이 올라와 있고 그 글도 충분히 공감하지만 안산시민으로서 우리의 자세도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싶어 부족한 글 올립니다. 


피아노의 건반이 빠졌다는 건 저도 처음이고 너무나 부끄러웠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에 대한 대처가 미숙했던 건 더 나빴습니다. 피아노를 대체할 수 없다는 건 알지만 급박한 상황에 안내를 도와주시려던 분 누구도 가만히 서 계시기만 하는 모습은 다시 보고 싶지 않은 광경이었습니다. 하지만 꼭 이게 그분들만의 잘못일까 싶어요.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라고 문화는 돈을 먹고 핀다고 했습니다. 안산의 문화를 육성하기 위해 안산시에서 얼마나 정책적이고 장기적으로 계획과 예산을 집행하는 지 묻고 싶습니다. 최소 4년 정도의 문화 육성 계획과 그에 따른 예산이 집행되나요? 만일 그렇다면 알고 싶어요. 왜 이리 문화 관련된 단체, 예를 들어 도서관, 평생학습관, 청소년 수련관의 시설들이 낙후되었는지요. 


부족하지만 인문학 강사를 하는 제 입장에서 안산시 도서관은 다른 도시(유명한 강사가 아니라 작은 도시를 가는데도)의 도서관 컴퓨터보다 절대적으로 낡은 컴퓨터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강사 노트북과 도서관 컴퓨터를 연결하는 랜선이 없어 제가 직접 가져간 적도 있습니다. 테이크로 얼기설기 붙여 사용한 적도 있습니다. 강연을 하기엔 영상 화면의 크기가 작아 미술 강연을 하는 저는 그림을 제대로 보여줄 수도 없습니다. 한숨이 절로 나옵니다.


성인 대상 인문학 강좌는 거의 전무합니다. 인문학 강좌는 유명인 한번 불러 대대적인 홍보를 하는 것으로 끝납니다. 인문학은 삶의 토대를 만들어 주는 학문입니다. 일하는 사람이 많은 도시이므로 직장으로, 또는 저녁시간을 이용해 세금을 내는 그들에게 알맞은, 삶을 풍요롭게 하는 강좌를 열기 위해 애써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그런 열의를 느낄 수 없습니다. 물론 애쓰시는 분들이 있겠지요. 하지만 그 수고가 시민에게 전달되지 않고 있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또한 전 안산시민에게도 너무 아쉽습니다. 좋은 공연을 유치하려고 해도 시민이 오지 않는다는 말에 백번 공감하거든요. 이번 신창용 피아니스트만 해도 정말 젊은 거장입니다. 한 곡만 들어도 그 아우라를 느낄 만큼 비로투오소였습니다. 그런데 시간에 늦어 연주를 하고 있는 동안 들어오는 분들이 계셨습니다. 건반이 떨어진 것 만큼 부끄러웠지요. 그건 연주자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과 동시에 입장을 하도록 안내를 해서도 안됩니다. 또 정 중앙이 비어 있더라고요. 전 늦게 예약해 딱 한 자리 남은 곳에서 봤습니다. 사이드라 무대 왼쪽은 보이지 않는 곳이지요. 그 곳에 앉아 정 중앙이 비어있는 걸 보면서 무안했습니다. 예약 했는데 오지 못할 상황이라면 사전 취소로 누군가 그 대단한 공연을 볼 수 있도록 배려했어야 했습니다. 


문화란 누군가 일방적인 압력으로 크는 것이 아니잖아요. 문화정책을 입안하는 사람들의 의지와 문화를 향유하는 사람들의 이해와 기다림이 맞물려 더 자유롭고 깊이있는 공간이 탄생하는거지요. 시민들은 작은 문화행사에도 최대한 참석하고, 부족한 공연에도 박수와 응원을 보내고, 모셔오는 예술인들에 대해 예의를 갖추고, 시에서는 빠듯한 살림일지라도 문화에 대한 예산을 만들어 지속적으로 지원할 때에 풍요롭고 행복한 도시를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상호간의 노력도 하지않고  안산이 너무 낙후에 서울로 가서 본다느니, 안산은 범죄로 알려진 도시라느니 하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너무 속이 상합니다.


그래서 공연 건에 대해 먼저 좋은 의견을 주신 분의 생각도 존중하지만 주최측의 사태 수습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보아집니다. 전반적으로 이제는 안산의 문화정책과 실행에 대해 점검해 봐야 할 시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일단은 저부터 많은 반성을 했네요. 앞으로도 귀하고 풍요로운 공연이 이루어지길 진심 바랍니다.^^ 


PS : 아, 정작 하고 싶은 말은 빼먹었네요. 이 기회에 최고의 피아노를 구입해 주세요. 제발 문화재단의 다른 예산 삭감해서 피아노 사지 마시고 추가예산 편성해서 어느 연주자가 와도 훌륭한 연주를 마칠 수 있는 피아노 구입 부탁드립니다. 맘 같에서는 이 제안대로 피아노 사게 시에서 예산 주었는지까지 확인하고 싶을 정도입니다. 


 

고객님의 의견을 확인하여 답변이 완료되었습니다.

안산문화재단

2021-03-12 16:05:32.0

안녕하세요. 안산문화재단 공연예술부입니다.

먼저 안산문화재단에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가져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작성해주신 글을 보며 어제 공연 중에 있었던 사고와 더불어

더욱 큰 책임감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어제 있었던 일은 분명 저희 재단측의 불찰과 준비 미흡으로 일어난 사고임에 변명의 여지가 없으며, 더 나아가 안산의 문화예술 발전과 공연관람에 대한 고견까지 남겨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소중한 시간 내어 설레이는 마음으로 공연장에 찾아주셨지만

예상치 못한 돌발상황으로 인해 보답해 드리지 못한 점 무척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앞으로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앞으로도 변함없이 안산문화예술의전당에서 진행되는 공연에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 부탁드리고, 4월에 진행되는 달달콘서트에도 시간내어 방문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