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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 김홍도 콘텐츠

163. 만고청산도 (萬古靑山圖 제3폭)

  • 작성일2013-09-04
  • 작성자단원미술관
  • 조회수279

「적계의 호선생에게 부침, 원시」 둥근 들창 앞편으로 푸르름이 병풍 둘러 저녁 되어 마주하니 우주 만물이 고요하네 뜬 구름에 만사를 맡겨 한가롭게 책을 펴니 만고의 청산이야 다만 그저 푸르르네 웅화가 말하기를 “誠意라는 것은(마음에) 主宰함이 있어 (사물의) 動靜간에 통하는 것이라”했다. 작품 하변이 밭아 보여 다소 잘려 나갔다고 생각된다. 둥근 들창을 낸 기와집 앞에 낙랑장송 두 그루가 서로 닮은 모습으로 서 있는데 둥지 끝은 주산(主山) 방향으로 휘어졌다. 그 뒤로 곧은 전나무가 보인다. 지붕의 사선이 좌하 구석을 메운 것처럼 맞은편 산기슭도 대칭을 이루면서 우하를 메웠다. 다만 왼편엔 경물이 가득하고, 오른편엔 텅빈 깔끔한 마당에 학 두 마리가 한가롭게 서 있다. 뒤로 커다란 괴석 둘과 파초, 그리고 대숲이 있다. 들창으로 뒷모습이 보이는 선비는 고개를 들어 주산 봉우리를 바라본다. 집 주위에 ‘푸르름이 병풍처럼 둘러’ 있고, 주자(朱子)는 ‘저녁 무렵 우주 만물이 고요’한 것처럼 자신도 무심하다. <만고청산도>에서 중심 주제는 주산이다. ‘우주 만물’를 상징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산은 화면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 형태는 아래부분을 연운(烟雲)으로 처리하여 마치 대지로부터 고요하게 솟아오른 듯한데, 안정된 삼각형 모양을 중심으로 여러 봉우리가 사선 방향으로 겹겹이 꽉 짜여져 있다. 그 안정된 결구는 고요함과 견고성을 시사한다. 정중앙의 원산은 좌측으로 멀어지면서 거듭 축소되고 흐려져서 깊은 공간감을 조성한다. 원산은 실루엣만 묘사하였지만 윤곽선을 단정하게 덧댔다. 산이 정(靜)이라면 ‘뜬 구름에 만사를 맡겼다는’ 주산 옆의 구름은 동(動)이다. 구름은 전통적인 선묘법에 의한 품격 있는 묘사로 되어 있다. 구도 자체는 우상(右上)에서 좌하(左下)로 이어지는 대각선 방향이 주가 되면서도 그 반대 방향으로 여백을 마련하고 있는 점이 주목된다. ‘뜻이 성실함’으로써 우주만물이 그대로 수용되는 경지를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