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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 김홍도 콘텐츠

162. 월만수도만도 (月滿水滿圖 제4폭)

  • 작성일2013-09-04
  • 작성자단원미술관
  • 조회수226

「무이도가 넷째 굽이, 원시」 넷째 굽이 동서 양 편에 큰 암벽 솟았는데 암벽 꽃엔 이슬 달리고 푸르름이 드리웠네 금빛 닭 울음 그친 후에 보는 이가 없으니 빈 산에 달빛 차고 못엔 물이 가득하네 웅화가 말하기를 “정심(正心)이란 다만 어둡고 어리석지 않아 어지러움이 없음이라” 하였다. 『무이도가(武夷棹歌)』는 1184년에 주자(朱子)가 제5곡(第5曲) 은병봉(隱屛峰) 아래에 무이정사(武夷精舍)를 짓고 살면서 지은 작품으로, 예로부터 시 속에 그림이 있고 붓 끝에 정이 묻어난다고 평가된 명시이다. 따라서 중국은 물론 조선에서도 수많은 작가들이 화운시를 제작했는데, 특히 대학자 주자를 흠모하는 유학자들이 즐겨 지었고 그 사적을 모방하여 자신의 거처를 구곡(九曲)으로 명명한 예도 많았다. 위 시는 그 중의 제4곡이다. 작품을 보면 아래쪽이 깎여들어간 대장봉(大藏峰)이 물가에 위태롭게 섰고 계곡 건너 선조대(仙釣臺)가 있어 동서로 마주하였다. 그 사이로 가는 폭포 물줄기가 아슴프레하다. 암벽에 매달린 꽃나무는 이슬을 머금었으며 위쪽에는 초목이 우거졌다. 원래 대장봉 암벽 아래에 굴이 하나 있어서 옛적에 그 안에서 닭이 울었으므로 금계동(金鷄洞)이라 했다. 그러나 이제 금계 울음소리는 들리지 않고 보는 이도 없어 다만 공산탱월(空山?月)과 심담한수(深潭寒水)만이 정막함을 도운다. <월만수만도>는 단순한 조형요소로 이루어낸 걸작이다. 우측 대장봉을 진하게 처리하고 맞은편 선조대와 폭포를 매우 아스라하게 처리하여 대비시켰다. 특히 좌측 암벽의 대부분을 거의 여백으로 비워 두고 아래쪽만을 약간의 윤곽선과 연록색 태점으로 묘사한 것은 놀라운 공간감각이다. 대조적으로 대장봉 아래편 바위는 강한 농묵선 윤곽에 농묵의 태점으로 든든하게 처리했다. 물 위로 솟은 바위 역시 유사한 형태로 다듬어 조화를 이룬다. 다만 물에 씻겨 좀더 둥글어진 형태이고 태점을 생략했다. 못의 물결은 사진으로는 잘 안 보일 만큼 흐린 선으로 가로 길게 긋고 담청색을 바림해서 깊고 잔잔한 느낌을 준다. 암벽 위쪽의 멀리 보이는 나무들은 연운에 맞닿았다. 원산은 단정한 윤곽선 위에 청색 선염을 베풀었고 보름달도 바깥을 담청으로 바림하여 맑고 깨끗한 느낌을 준다. 구도를 보면 두 암벽을 사이에 두고 위편의 보름달 뜬 하늘과 아래편 깊은 못물이 서로 조응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밝은 달빛 가득한 빈 산, 빈 하늘과 깊은 못에 가득한 물의 고요하고 담담한 정경은 곧 正心의 경지를 상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