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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 김홍도 콘텐츠

159. 가가유름도 (家家有凜圖 제8폭)

  • 작성일2013-09-04
  • 작성자단원미술관
  • 조회수325

「석름봉, 원시(石凜峯)」 일흔 두 봉우리 모두 하늘을 찌를 듯한데 한 봉우리에 돌노적가리라는 옛 이름이 전하누나 집집마다 노적가리 있어 높기가 그만하니 참 좋은 사람 세상 쾌할한 세월일레 웅화가 말하기를 “백성이 부유하면 예의가 자리잡히니 천하가 태평하리라”했다. 작품은 주제의 쾌활함에 걸맞는 활달한 구도로 되어 있다. 즉 아래로부터 비스듬히 갈지(之) 자로 전개되면서 1.타작장면, 2. 집 뒤의 대숲에서 산기슭 윤곽선까지, 3. 아지랑이 낀 부분, 4. 석름봉을 비롯한 72봉우리 등이 삼각형으로 맞물려 있는 것이다. 72봉우리 등이 삼각형으로 맞물려 있는 것이다. 72봉은 뾰족한 암봉이 병기(兵器)를 늘어세운 듯 날카롭게 솟았고 그 앞에 노적가리 모양의 석름봉이 우뚝섰다. 그 아래는 아지랑이 여백으로 균형을 잡았는데 아랫 변에 산기슭 윤곽선을 진하게 긋고 수목을 열지워 세워 마감했다. 이 산기슭을 아지랑이로 처리한 수법은 <기로세연계도(耆老世聯?圖)>에 보이는 것과 같다. 그 아래 절벽 앞의 나무는 가지 굵기가 멋대로 넓었다 좁았다 하는 김홍도 만년의 특징적인 묘법을 보이는 평면적인 형태로서 맨 윗 가지가 직각으로 꺾인 사의적(寫意的)인 묘법은 <추성부도(秋聲賦圖)>의 그것을 연상시킨다. 그런가 하면 마을의 나무는 선묘 자체는 구불구불하지만 가지가 무척 번다하게 묘사된 점에서 김홍도 초기 수지법(樹枝法)의 여운이 보인다. 아래는 한창 가을걷이로 바쁜 마을 풍경이다. 초가집과 담장으로 구획지어진 이곳에서는 마당에 멍석을 깔고 키를 높이 쳐들고 곡식을 까부르는 이, 허리 아래로 키질하는 이, 흩어진 낱알을 쓸어 모이는 이가 있고, 아기 젖먹이는 아낙, 어린애와 광주리 옆에서 일하는 아낙과 서 있는 아낙이 있다. 뒷집에서도 한 아낙이 아기를 안고 밖을 내다본다. 다시 右下 구석에는 창턱으로 얼굴을 내민 인물과 이야기하며 디딜방아를 찧는 사내와 아이의 도움을 받으며 절구 찧는 인물이 있다. 이처럼 많은 인물을 여기저기 요령있게 배치하여 추수의 흥겨운 분위기를 그려냈다. 특히 석름봉의 형태와 꼭 닮은 노적가리가 곳곳에 벌려 있어 타작의 기쁨과 어울리는 운율감을 준다. 태평 천하를 이룩하려면 백성의 곳간을 채워야 함을 강조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