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주 메뉴 바로가기

다양한 안산문화재단 문화예술 소식을 접해보세요

더 다양한 소식을 원하신다면

단원 김홍도 콘텐츠

226.송하맹호도(松下猛虎圖 90.4×43.8)

  • 작성일2013-09-04
  • 작성자단원미술관
  • 조회수397

좌하에 ‘사능’이라는 김홍도의 묵서가 있고 그 아래 주문방인 ‘김홍도인’과 백문방인 ‘사능’이 있다. 좌상에는 ‘표암화송“이라는 묵서와 백문방인 ’강세황인‘이 있는데 두 관서의 필치는 동일하다. 종래 위 관서로 인하여 호랑이는 김홍도가 그리고 소나무는 그의 스승 강세황이 그린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표옹화송”이라는 관서 가운데“표암”두 자는 다시 쓴 것으로 글씨체가 전혀 다르다. 또 소나무의 형태도 기왕에 알려진 강세황의 그것과는 연결되지 않는다. 필자가 보는 바로는 <송하맹호도>의 소나무 가지는 양식상 이인문(李寅文)의 그것에 가장 가깝다. 그러므로 “표암화송‘은 원래 ‘문욱(이인문의 자)’이었으며 ‘사능’관서와 마찬가지로 김홍도가 썼다고 생각한다. 호랑이는 슬금슬금 걷다가 무언가가 의식된 듯 갑자기 정면을 향해 머리를 돌린 순간을 포착하여 그려졌다. 이러한 자세는 조선시대 <맹호도>에 전형적인 것으로서, 호랑이의 백수지왕(百獸之王)다운 위엄이 정면을 향한 머리와 화폭을 가득 채운 포치에 의해 강조된 것이다. 호랑이는 극 사실에 가까운 묘사로 육중한 괴량감이 느껴지는 동시에 민첩 유연한 그 생태도 실감나게 표현되어 있다. 특히 잔 붓으로 세밀하게 그려진 터럭과 한호(韓虎)의 특징인 얼룩무늬의 자연스러움은 놀랍다고 할 수밖에 없다. 상면의 소나무는 늙은 둥지 하나를 엇비슷하게 세우고 거기서 다시 어린 가지 하나를 뒤로 돌려 직각으로 뽑아냄으로써 호랑이의 몸통과 꼬리가 이루는 선과, 공간 분배와 구도상의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껍질은 크고 작은 원을 변화 있게 구사하여 질감을 내고 윤곽 쪽으로 옅은 바림을 더하여 입체감을 주었다. 맹호의 위엄을 조금도 상하지 않도록 배려하면서 차양처럼 아늑한 공간을 설정한 이 소나무는 김홍도의 동갑내기 친구인 이인문의 우정을 보여 주는 듯하다. 호랑이 그림은 원래 호축삼재(虎逐三災)라 하듯이 벽사의 뜻이 있어서 정초에 대문에 붙여 귀신을 쫓는 용도로 많이 그려졌다. 그러나 이처럼 훌륭한 비단 그림은 감상용이었을 것이다. 숙종 때 인물 이종미(李種微)는 ,수산집(修山集)>,<화호발(畵虎跋)>에서 말하기를 “그림을 아는 이는 세상에 없는 용그림같은 것이 아니라, 세상에서 볼 수 있는 호랑이 그림으로써 그림의 공졸(工拙)을 분별한다”고 썼다. <송하맹호도>야말로 그 예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