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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 김홍도 콘텐츠

270.송하담소도(松下談笑圖 109.3×57.4)

  • 작성일2013-09-04
  • 작성자단원미술관
  • 조회수360

1805년 61세의 이인문이 제작한 만년작품의 하나로 그의 구도상 특징과 활달한 운필법이 잘 드러난 대표작이다. 이인문 작품을 여기에 소개한 것은 작품의 제시(題詩)와 관지(款識)가 김홍도 글씨로 되어 있고 이인문이 김홍도의 절친한 친구였기 때문이다. 제시는 당(唐)의 시인 왕유(王維:701~761)의 <종남별업(終南別業)>이라는 오언고시(五言古時)이다. 중년에 이르러 자못 불교를 좋아하여/늙어서 집을 남산가에 터잡았네 흥이 오르면 매번 혼자 떠나가니/뛰어난 경치를 그저 나만 알뿐이네// 걸음이 다다르니 물이 끊긴 그곳이오/앉아서 바라보니 구름 이는 그 때로다 우연히 숲의 나무꾼 늙은이를 만나/이야기하고 웃느라 돌아갈 줄 모르네// 관지는 “을축년(1805) 정월에 도인 이인문과 단구 김홍도가 서묵재에게 글을 쓰고 그림 그려 육일당주인에게 드린다“인데 서묵재는 화원 박유성의 화실이름이다. 육일당주인은 누구인지 확인되지 않는다. <송하담소도>는 동갑의 친구인 이인문과 김홍도가 갑년(甲年)이 되는 감회 깊은 해 정월을 맞아 역시 동갑인 동료 박유성의 집에 모여 슬을 한참 마시고 즐긴 후에 그린 작품이다. 그것은 김홍도의 필적 자체가 매우 여유롭고 느슨한 필세를 보이고 있으며, 또 위에 제시한 고시(古詩)의 원문을 3,4구와 5,6구를 바꾸어 쓴 점이라든가, ‘좌간우기시(坐看雲起時)에서 가운데의 기(起) 자(字)를 빼먹고 썼다가 나중에 덧붙여 쓰는 등 실수를 연발하고 있는 점에서도 짐작되는 것이다. 한편 이인문의 그림도 그의 작품 가운데서 유난히 호방한 필법을 보여주는 것인 바, 특히 소나무 끝가지를 좌우로 갈지 자(之)로 뽑아냔 부분과 거기에 친 커다란 묵점이 특히 그러하니 역시 취중작으로 짐작된다. 두 사람은 정조 연간의 회화를 대표하는 동갑의 화원으로서 먼 친척뻘이기도 했으며 평생의 지기였다. 그러한 두 사람의 우정이 작품으로 확인되는 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