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주 메뉴 바로가기

다양한 안산문화재단 문화예술 소식을 접해보세요

더 다양한 소식을 원하신다면

예술安

예술 안에서, 누구나 편안하게 이야기하는 공간

無地에 써내려간 몸짓의 빛깔들

  • 작성일2016-06-24
  • 작성자관리자
  • 조회수4095
ASAC한이야기

ASAC한 이야기

無地에 써내려간 몸짓의 빛깔들

무용가 김보람

피고 지고 다시 나는 생명력, 그 끈질긴 새로움을 닮은 춤꾼 김보람과의 인터뷰가 오랫동안 각인된다. 인간의 사소한 몸짓으로부터 이해되는 그의 춤은 인간의 희.로.애.락을 넘어 또 다른 감정으로 이해된다.

ambiguous 미국·영국 [ӕm|bɪgjuəs]
1. 애매모호한, 여러 가지로 해석할 수 있는 2. 분명히 규정되지 않은, 애매한

물들다+色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 수장 김보람, 그 첫 만남부터 예사롭지 않았던 그와의 인터뷰는 질문과 답변이 오감에 따라 점점 더 짙은 색의 향연으로 물들었다. 이는 그의 남다른 외모도 이유고, 그가 이끄는 팀의 팀명도 이유라면 이유 중 하나다. 하지만 정작 튀는 것을 즐기지 않는다는 그. 그리곤 이내 미소를 건네는 그. 이처럼 규정되지 않은, 또 규정되어짐에 익숙지 않은 그에 대한 궁금증에 절실한 물음표가 더해진다.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를 이끄는 수장 김보람은 남들처럼 무용을 전공하진 않았다. 특이한 이력이다. 요즘처럼 너나할 것 없이 석.박사를 자처하는 전문가들이 넘쳐나는 세상에, 어찌 보면 그야말로 무모한 도전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그는 그가 만드는 무대서처럼 자신의 몸으로 그것들을 현실화 했고 그 누구보다 왕성한 활동으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현대무용가로, 그리고 춤꾼으로 자리했다.
이러한 그는 작은 점하나, 그 어떤 색도 칠해지지 않은 무명원단의 하얀 캔버스를 스스로의 색으로 규정한다. 색이 칠해지고 덧입혀짐에 따른 변화무쌍함을, 그리고 규정되지 않은 색의 향연처럼 자신을 물들이겠다는 스스로의 고해이자 존재의 이유를 그렇게 말한 듯하다.

앰비규어스+Ambiguous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의 시작은 지금으로부터 9년 전인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저희 팀이 추구했던 장르의 모호성 즉, 현대무용인지 힙합인지 스트리트댄스인지 어느 하나의 범주에 들지 않은 애매모호한 정체성을 다소 장난스러운 팀명으로 정했고 오늘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의 출발점에 대한 궁금증 하나가 해소됐다.
단어 그대로 애매모호한, 그래서 경계 없는 양태(樣態)의 예술을 지향하고 또 이를 기반으로 창의적 소통이 가능한 팀으로 여전히 성장 중인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의 수장 김보람은 오늘의 자신을 있게 해준 은인으로 무용가 김기인 교수와 강은영 선생을 꼽았다. 아쉽게도 이들은 이미 고인이 되었지만 그에겐 여전히 영감과 열정을 고스란히 전하는 선구자와 같다. “두 분 모두 저에겐 은인이시죠. 저에게 무용과 춤에 대한 여전한 각성을 불러일으킵니다. 그분들이 저에게 보여주셨던 애정에 답해야겠죠.”
현재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의 정단원 6명과 객원 서너 명이 활동 중이다. 이러한 그들은 현재 춤과 무용이라는 장르가 우리 시민들과 밀접한 관계를 가질 수 있도록 작품의 연구.개발과, 무용은 어려운 예술 또는 삶과 연관성 없는 자기들만의 형태가 아닌 좀 더 깊숙이 들어가 공유할 수 있는 예술의 한 장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계기+순수의 이기적 유전자

“사실상 욕심이 크게 없었다고 말씀 드릴 수 있겠습니다. 일반적으로 많은 분들이 삶을 살아감에 있어 낼 수 있는 욕심이 다소 떨어졌었죠. 예를 들어 학창시절에 누구나 욕심낼법한 학업성적과 같은 것들, 그리고 사회생활에서의 경제적 풍요를 위한 몸부림들과 같은 것들이 그것입니다.” 오늘날 온전하게 서 있는 그의 모습과 무용가로 성장할 수 있었던 계기와 관련한 질문에 그가 설명한다.
욕심 없던 청년이 오늘날 성인이 되어 그것도 자신의 꿈을 찾아 여전히 뚜벅뚜벅 인생의 조각을 맞춰가고, 또 대한민국의 내로라하는 무용가로 성장했다는 사실이 과연 요즘 같은 세상에서 가능한 일일까? 누군가는 자신의 꿈을 위해 타인의 희생을 강요하고 그러한 과정에서 스스로 괴물이 되었다는 이야기들을 종종 들을 수 있는 요즘 같은 세상에서 말이다.
이에 김보람은 “목적을 가진 인간관계 대신 당시 내가 하고 싶은 것들에 대한 오롯한 사랑과 제 스스로에 대해 집중했습니다. 관계에 대한 기대를 애초부터 안했던 것이죠. 결국 주변에 좋은 에너지를 가진 스승 같은 분들을 만날 수 있었고 자연스레 그분들과의 관계가 편안한 소통으로 이어져 소리 없는 울림처럼 저에게 학습된 거죠. 결국 오늘날의 제 모습으로 성장할 수 있었고요.”라며 결과를 염두에 두지 않은 순수한 삶의 방식을 통한 성장을 말했다. 그의 이러한 답변에 가볍게 수긍이 간다. 그의 순수한 이기적 유전자를 내 몸에 이식한 듯.

태초의 몸짓+communication

그동안 다양한 장르의 무용가들과 만나면서 나름 품고 있던 궁금증 하나가 ‘춤이란 무엇인가?’다.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와 같이 고리타분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태초부터 인간의 몸에 응축되어 이미 기억되어버린 것들이 그저 몹쓸 몸짓으로 또는 의미 없는 행동으로 표출된다. 그렇다면 또 의미 없는 궁금증만은 아닐 터. 그래서 김보람에게 물었다.
“춤이요? 움직임 자체가 춤이고 평범함 그 자체죠. 일상의 모든 것이 춤이 될 수 있듯 그렇게요. 저희 팀 공연 ‘언어학 Linguistics’에서처럼 인간이 가진 내면의 것들은 자연스럽게 춤이 됩니다. 현대사회서는 그러한 것들에 대해 절재를 요구받죠. 그리고 언어라는 것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하지만 결국 이 둘은 하나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결국은 소통에 대한 방법적 가치와 그 장벽을 넘기 위한 우리의 시도가 춤이고 관객과 댄서, 그리고 그것들을 담는 공간자체가 결국은 춤입니다. 소통이죠.” 확고하다.
인류의 진화과정에 있어 몸짓을 통한 의사소통은 필수적인 요소였을 것. 동물적 울음소리도 작은 몸짓도 그들에겐 소중한 소통의 수단이었을 것이다. 원초적 즉, 필요에 의한 절실함 그것이 오늘날 춤으로 진화했고 인간의 감정선을 고스란히 담은 진보된 몸짓으로 진보했을 수도 있다. “잘 추고 못 추는 춤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린아이의 옹알이 같은 몸짓도 춤이고 음악에 맞춰 자신만의 에너지를 표현하는 것도 춤이며, 상상하는 마음 속 그대로를 표현하는 모든 행위가 춤이죠. 즉, 우리네 일상의 모든 것이 춤이 될 수 있습니다.” 춤에 대한 그의 명쾌한 답변이다.

안산+dancing with me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 공연의 특징 중 하나는 공연 후반부에 관객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 그 시간을 통해 관객들과 보다 적극적으로 소통한다. “공연만 보고 가시는 관객들, 그리고 공연 후 훌쩍 무대를 떠나는 저희까지 서로 간의 이질감을 느꼈습니다. 한 공간에서 하나의 이야기를 주고받던 사람들이 공통분모 없이 남이 되어버리는 순간이었죠. 따라서 안무자와 관객 간 대화를 통해 각자가 느낀 감정을 공유하고 때로는 서로 다름을 인정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그들의 계산된 대화시간은 작품의 재발견과 발전을 모색하는 또 다른 이해의 자리로도 이용된다.
참으로 영리한 사람이다. 찰나의 순간을 통해 얻은 관객들의 작은 목마름도 자신들의 값진 문화 콘텐츠로 승화시킬 줄 아니 말이다. 아니 어쩌면 우리가 바랐던 공연의 형태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누구나 이해하고 ‘나도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전하는 그러한 사람이 김보람일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모든 관객들이 그와 함께 무대에 올라 다양한 몸짓의 향연으로 하나 되고, 무용에 대한 재해석으로 새로운 무용의 아이덴티티를 발견할지도 모르겠다.
이처럼 무용가 김보람은 우리 몸과 마음, 즉 내면의 알 수 없는 꿈틀거림을 이해하고 그것들을 외적으로 표현해냄으로써 인간의 원초적 갈등을 새로운 가치의 전환으로 이끌어낸다. 특히 그것이 훌륭하던 아니면 서로가 이해하기 어려운 몸짓일지라도 말이다. 그래서일까? 누구나 춤을 통해 일상의 행복을 발견하길 기도하며 구도자의 자세로 살아가는 그와 함께 몸짓으로 대화할 수 있는 소소한 시간이 마냥 다시 기다려진다.

Mini Interview

안산문화재단 : 무용을 시작한 계기도, 본격적으로 전공한 계기도 남다른 것으로 안다
김보람 : 무작정 댄서가 되기 위해 고향인 완도에서 서울로 전학을 왔고, 많은 은인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서울예대서 김기인 선생님을 만나 무용이 아닌 춤을 배울 수 있었다.

안산문화재단 : 무용과 춤이 다른 것인지, 다르다고 정의할 수 있지만 결국 인간의 정신을 표현한 또 다른 언어가 아니가?
김보람 : 잘 이해해 줬다. 다만 하나를 보태 설명하고 싶다. 결국 움직임 자체가 춤이고 언어인데, 춤을 특별한 것으로 이해하기 보다는 평범함으로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가 적극적으로 즐길 수 있었으면 한다.

안산문화재단 : 다양하고 독특한 콘텐츠로 작품을 만들어 선보이고 있다. 결국 춤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인가?
김보람 : 춤추는 사람도 보는 이들도 자아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만 그 춤이 솔직해질 수 있다. 결국 저희가 춤추는 순간이 하나의 동물과 같이 또 하나의 생명으로 보여 존재하고, 그것들을 관객들께서 느끼고 자신들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었으면 한다. 결국 원시적 소통을 말하고 싶다.

안산문화재단 : 안산문화재단 상주예술단체로서 의무감이 크게 작용할 것 같다
김보람 : 그렇다. 상주예술단체로 활동하기를 정한 순간부터 안산 시민여러분들에게 무용을 보고 즐길 수 있는 문화로 만드는 것이 첫 번째 목표였다. 물론 쉽지 않다. 저희 입장에선 무용이 무용수들만의 전유물도 아니고, 관객의 입장에선 문화의 가치를 이해하고 소중한 시간을 할애한 만큼 중요한 에너지를 소비하는 행위다. 결국 무용수들과 관객 간 화학적 상호작용이 일어나야만 한다. 큰 과제고 그것들에 대한 해결을 목표로 고민하고 있다.

안산문화재단 : 여러 예술가들과 예술분야와의 콜라보도 이어오고 있는데 기억에 남는 공연은
김보람 : 난 3월 고선웅 연출과 함께 했던 작품 ‘한국인의 초상(肖像)’으로 협업했다. 사실 콜라보를 즐겨하진 않는다. 낯가림이 심한 성격 때문이다. 고선웅 선생님께서도 많이 답답하셨을 것이다.(미소) 하지만 공부하는 자세로 임했고 역시 배울 것이 많았다.

안산문화재단 : 관객들과의 소통을 위한 계획 또는 염두에 둔 공연방식이 있는지
김보람 : 올해 관객개발사업 두 가지가 있다. 8월과 11월로 계획된 시민워크숍이 그것이다. 워크숍을 통해 시민여러분들과 춤에 대한 이해는 물론 공연에 대한 새로운 인식의 전환을 기대하고 있다.

안산문화재단 : 지난 2014년 미국 에이전시와 계약체결 후 현지로의 진출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고 알고 있는데
김보람 : 작년 북미 최대의 공연예술마켓으로 불리는 뉴욕 APAP에 '인간의 리듬' 쇼케이스 공연으로 참가했었다. 2014년 예술경영지원센터의 '팸스 초이스'에 선정 후 미국 에이전시와 계약을 체결했고 두 차례 쇼케이스를 열어 반응도 좋았다. 하지만 결과물이 나오지 않았다. 단 올해 말 정도부터 미국 내 7개 주를 투어하기로 되어있다.

안산문화재단 : 본인이 생각하는 무용이란 무엇이며, 향후 춤을 통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그 궁극적인 목적이 궁금하다
김보람 : 어떠한 이야기 보다는 제가 가진 몽상가적 기질을 바탕으로 봤을 때 먼 미래 몸으로 소통을 하지 않는다면 분명 인간의 발전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내가 춤을 추는 이유는 언어로써 어떤 가능성이 있는 지를 찾는 게 수십 년 후의 목표라고 말할 수 있다.

안산문화재단 : 다소 슬플 수 있으나 먼 이후 춤을 출 수 없을 때를 상상해 본적이 있는지
김보람 : 당연하다. 하지만 춤을 출 수 없어도 굳이 슬플 것 같지 않다. 춤을 추면서 늘 생각해 온 것 중 하나가 춤이 내 삶의 전부가 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며, 온 세상에 춤이 존재하는 이상 세상은 춤추듯 돌아가고 춤추듯 사람들은 살아갈 것이다. 결국 나도 춤추듯 살아갈 것이기에 슬프지 않을 것이다.

안산문화재단 : 가족 같은 단원 분들에게 전하고픈 메시지가 있는가
김보람 : 같은 분야의 사람들이 많이 힘든 시기다. 춤을 직업으로 하는 많은 사람들이 춤을 추는 이유는 춤을 좋아해서다. 춤을 추는 사람은 그 이유가 가장 크다. 그것은 돈도 명예도 아니다. 하지만 일로 넘어가는 단계에서 무용수들을 힘들게 하는 부분이 된다. 하지만 즐거울 때 추는 춤만이 춤이 아님을 알았으면 한다. 힘들고 슬플 때, 그리고 즐겁고 행복한 순간에도 친구는 변함없는 친구이듯 춤이 삶이 될 수 있도록 춤이 우리와 함께 하고 있다는 것에 감사했으면 한다.

안산문화재단 : 안산시민여러분들에게 전하고픈 메시지는
김보람 : 가끔 이런 상상을 한다. 저희 공연이 있을 때 로비가 시민들로 붐벼 티켓을 구하기 어려울 만큼의 상황을 언제 만들어주실지 반문을 드리고 싶다. (웃음)

ASAC한이야기

Tip. 김보람을 만나려면

ASAC 몸짓페스티벌 - 몸짓콘서트 / 바디콘서트 / 얼토당토

  • 몸짓콘서트 - 2016.9.2(금)-3(토) (예정), 안산문화예술의전당 달맞이극장
  • 바디콘서트 - 2016.12.16(금)-17(토) (예정), 안산문화예술의전당 달맞이극장
  • 얼토당토 - 2016.8.26(금)-27(토) (예정), 안산문화예술의전당 별무리극장
  • 공연문의 080-481-4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