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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후기

공연

[공연]세대공감 가족연극 목욕탕집 세남자

  • 작성일2014-06-26
  • 작성자조소영
  • 조회수2699
2014년 ASAC 오픈 스페이스 프로젝트 2탄으로 상영된 목욕탕집 세남자, 어제 드디어 첫 공연의 막이 올랐습니다. 영화로 치면, 독립영화 같이 예술성은 있으나, 재미는 없는 그런 작품일거라 생각하고, 별 기대없이 보러 갔는데, 공연이 시작되자마자 깜짝 놀랄 정도로 열정적인 배우들의 열연과, 꽉 찬 스토리 구성, 순박한 사람들의 예상치 못한 정이 담긴 대사와 표정이 연극이 모두 끝나고, 무대 위로 전 배우들이 나와서 인사를 하고 들어간 뒤까지도 잠시도 눈을 뗄 수 없게 했습니다. 요즘 공연 시작 전부터 인기를 끌고, 전좌석 매진 안타를 한번 치려면, 유명 연예인이나, 아이돌 스타 한명 쯤은 올려야하는데, 그렇게 호기심 반, 기대반으로 예매를 하고 가서는 상상이외로 엉성한 실력에 느슨한 무대로 실망하고 돌아오기 일쑤였습니다. 그런데 안산 예술의 전당, 오픈 스페이스 프로젝트 2탄, 세월호 사고로 1탄 공연이 취소되어, 실제로는 2탄이 1탄이 되어버린 목욕탕집 세남자 공연은 그 반대였습니다. ASAC 오픈스페이스의 수준을 가늠케 하는 멋진 작품이었습니다. 나머지 작품들의 기대가 갑자기 커져버렸습니다. 리허설을 보러 가려다가 늦어진다고 해서 첫공연을 가게되는 바람에 친정엄마와 12세 아들과 함께 했는데, 세대가 다르고, 성도 다른 우리 모두 대 만족이었습니다. 엄마께는 옛 추억과 함께, 어려웠던 시절을 다시 한번 떠올리게하고, 풍요로워진 지금을 감사하게 하고, 아이에게는 보지 못한 옛 이야기에 빠르고, 정확하고, 계산적인 현 시대의 사고로는 이해할 수 없는 정서를 연극으로 공감하고 함께하는 귀한 시간이었을 것입니다. 좁은 공간에서 그들의 세상이 진짜이고, 우리가 보고 있는 현실이 유리상자 속인 것처럼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만큼, 배우들의 열띤 연기 속으로 빠져들어갔습니다. 미스김이 몇 번을 속이고 떠났을 때에도, 새 주인이 나타나서 전혀 다른 시스템을 요구해서 힘겨워 하면서도, 여전히 같은 자리에서 그들의 그녀, 미스김이 잘 있기를 기원하는 그들의 바보스럽기까지 한 그 '착함'이.. 결국 미스김이 돌아오고, 돌아가신 할머니가 그들을 저버리지 않았다는 사실로 보상받는 그 귀결이.. 잘 모르겠지만, 오픈 스페이스에 참가한 극단들의 사정과 배우들의 사정도 그와 같을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연기하고 싶어서 하시는 분들이구나 싶게 열정적인 그 분들의 삶과 오버랩되어 보이면서.. 정작.. 왜 지금을 살아내야하는 제게 그렇게도 위로가 되었을까요? 무대도 짧은 시간, 공간의 제약을 고려해보면, 그 나름의 표현과 흐름을 해치지 않고, 순간 순간 그 상황을 이해하기에 좋은 구성이었습니다. 참 좋은 공연을 봤다 싶습니다. 다음 공연이 벌써부터 가슴 설레이고, 기다려집니다. 일요일까지 남은 목욕탕집 세 남자, 저희 친정엄마와 아들처럼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세대공감 공연, 많은 분들이 보시고, 행복해지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