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
[공연]무용 <오픈스페이스 프로젝트3. Play the Gesture> 관람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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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 서포터즈 조소영입니다. 3번째 작품이 무용이라고 해서.. 관람 자체를 잠깐 고민했습니다. 무용을 보러 일부러 간 적이 있나.. 생각이 나질 않습니다. 나이도 먹고.. 문화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하고... 막역한 벗 한 분을 모시고 함께 보러 왔습니다. 소극장이라서 배우들과 거리도 가깝고, 배우들과 눈은 자꾸 마주치고, 춤을 이해 못하니 혼자 민망하고.. 이게 대체 무슨 의미일까?... 생각하려고 안해도 자꾸 떠오르는.. 차라리 해설이라도 좀 해 주지.. 하는 참에.. 동영상을 보여주셔서.. 좀 편해졌습니다. 한분 한분의 춤에 대한 생각들을 듣고, 그냥 봐주면 좋겠단 말씀을 들으면서.. 그래.. 습관적으로 형식엔 당연히 내용이 담겨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나한테도 있다는 걸 발견했습니다. 생각해보니, 반대로 내용이 있으면, 반드시 형식에 담아야 한다는 편견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잠시 생각이 멈춰 있는 동안 비디오 상영이 끝나고, 다시 긴장하고 지켜봤습니다. 그냥 편히 추면 좋을텐데.. 바닥에 드러눕고, 온 몸을 비틀어대고.. 대 놓고 마주 보고 있어야 하니, 더 불편해졌습니다. 망치로 벽돌을 두드릴때마다 움직이는데.. 마치 원래 하려고 하는 몸짓을 가지고 있는데, 자꾸 그 흐름을 끊는 것 같아서, 좀 그냥 두었으면, 아님 좀 풀어주었으면.. 또 아님 저 사람 좀 치워버렸으면.. 하고 있는데, 역할이 바뀌어서 반대로.. 그 벽돌을 다 부숴버리고, 전동 드라이버로 다시 동작을 조종하기 시작하는데.. 좀.. 시원했습니다. 그러다가 두 배우가 뒤엉켜서 싸우고, 함께 춤추는데.. 얼마나 많이 연습한건지.. 두 배우의 동작들이 놀라웠습니다. 남들은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고, 심지어 왜 할까? 의문을 가질 수도 있는.. 비인기 공연.. 혼신을 다해서 공연하는 두 배우를 통해서.. 감사하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병원도 성형외과만 생기고, 공연도 뮤지컬만하는 세상에서.. 인구도 적은 대한민국에서.. 취향도 유행 따라서 쉬이 통일되는 우리나라에서.. 어느 누군가에게는.. 이 공연을 보러 다른 어느 나라로 갈 수도 있을텐데.. 갑자기.. 조금 불편해도 자꾸 봐서 익숙해져야겠다. 나랑 다름을 인정하고, 편히 봐줄 수 있는 사람들이 늘어야 우리 사회가 좀 더 느슨해지고, 넉넉해질 수도 있겠구나.. 그런 엉뚱한 생각으로 넘어갔습니다. 다음은 뭘까 기대하고 있는데, 공연은 끝이 나고.. 이번엔 처음이라서 즐기기 보다는 적응하느라 애를 썼지만.. 다음 기회가 있다면, 새로운 장르의 공연도 이젠 제가 가진 벽들을 부숴버리기 위해서.. 적극적으로 볼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이번에도 역시 좋은 공연 선택해 주신 안산 예당에 감사를 드립니다. 무브 컬렉터즈의 새로운 공연에도 기대를 하겠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