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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후기

공연

[공연]합창 '까르미나 부라나'를 관람하고..

  • 작성일2016-11-26
  • 작성자김미숙
  • 조회수1479
죽기 전에 반드시 들어 할 명곡이라는 문구에 혹했다. 모든 예술의 암흑기라 할 수 있는 중세시대에 음유시인들이 세속적인 삶을 소재로 쓴 곡을 요한 슈밀러가 ‘까르미나 부라나’라는 제목으로 노래집을 편찬했다. 이 중 칼 오르프가 25개이 시를 선정해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칸타타를 만들었다고 한다. 종교적인 색체 이외의 모든 것을 부정했던 시기에 느끼고 생각하고 열망했던 것들이 ‘까르미나 부라나 (보에렌수도원의 노래)’로 탄생한 것이다. 자연의 아름다움부터 부패한 지도층을 손가락질하고 세속적인 욕망까지 재미있고 놀라운 가사로 이루어졌다. 지금이야 ‘이게 뭐 대단한 거’라고 생각할 만한 평범한 가사도 있지만, 언어유희 같은 구절과 싸구려 개그에 등장할 만한 가사도 있다. 이러한 가사들을 웅장하고 아름다운 선율에 맞춰 노래 부르니 이 또한 우습게 여겨지기도 한다. 물론 공연 자체가 우습다는 건 절대 아니다. 국립합창단과 안산시립합창단, 춘천시립합창단 등 190명의 연주자와 합창단원이 안산예당의 가장 큰 무대인 해돋이 극장에 무대에 오르니 꽉 들어찼다. 우리말로 된 노래가 아니기에 가사의 내용을 알 수 없지만 노래마다 분위기가 달라지니 공연이 소개된 책자에서 제목만 확인해도 대강 이해가 갔다. 접하지 못했던 형식의 공연을 보는 부담감과 언제 박수를 쳐야할지 몰라 생긴 불편함마저도 모두 날려버릴 만큼 좋았다 라고 말할 수 있다. 아쉬운 건 70여분 남짓한 공연이 끝나고 단 한곡의 앵콜도 듣지 못했다는 것. 공연장을 나와 멀리 있는 주차장으로 향하는 길에 귀가를 서두르던 오케스트라 단원들을 만나 물어보니 이 공연에는 앵콜곡이 준비되어 있지 있다고. 어쩐지, 손바닥이 아프게 박수를 쳤어도 인사만 여러 차례 나오고 매정하게 퇴장하더라니. 흑! 우린 박수가 적어서 그런 줄 알았지 뭐야. 혹여 합창단과 연주가들이 서운할세라 더 열심히 박수쳤다는 걸 꼭 알아줬으면 좋겠다. ^^ 아, 죽기 전에 반드시 들어야 할 명곡이라 알려진 공연을 보았으니, 이제 어떤 공연을 관람해도 이보다 못하려나 하는 우스운 생각도 들게 한 공연이었다. 가온아빠의 평> 클래식처럼 졸릴 줄 알았는데, 단 한 순간도 졸지 않고 몰입해 본 멋진 공연이었다. 가온 양의 평> 소년소녀합창단이 부르는 대목이 얼마 되지 않아 참 아쉽다. 생각보다 재밌었다. 그리고 가사 대부분이 옛날에 금기시했던 내용이라는데, 요즘엔 이보다 훨씬 더한 내용도 많다. 별거 아닌 내용인데, 그러한 표현도 자유롭게 할 수 없었던 시대에 살았던 사람들이 안 되었단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