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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대연! 더 내려놓고 더 편안하게

  • 작성일2014-02-14
  • 작성자관리자
  • 조회수5229
ASAC 인터뷰, 배우 이대연

ASAC 인터뷰, 더 내려놓고 더 편안하게, 배우 이대연

큰 배를 띄우려면 깊어져야 한다. 처음 연극 무대에 오른 지 25년, 연극에서 나아가 영화, TV드라마를 종횡무진하며 다양한 인간군상으로 변신, 존재감 있는 ‘신 스틸러(Scene Stealer)’로 자리매김해온 배우 이대연. 그가 우리 현대사의 폐부를 정통으로 찌르는 막강코미디극 <마르고 닳도록>으로 안산문화예술의전당에 오른다. 사람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삶에 대한 진실한 자세에서 특유의 자연스러운 아우라가 뿜어져 나오는 이 배우에게서 큰 배의 가능성을 느꼈다.

저물녘의 땅거미마저 어딘지 낭만적인 구석이 있는 연극동네 혜화동에서 몇 시간 후 연극을 보러간다는 배우 이대연을 만났다. 그는 좋은 연극이 있다면 바쁜 시간을 쪼개서 객석을 찾는 뜨거운 관객이기도 하다. <마르고 닳도록>은 그가 객석에서 두 번이나 본 연극이었다. 오는 4월, 그는 이 작품의 배우로서 안산문화예술의전당의 무대에 선다. 이번엔 미워할 수만은 없는 스페인 마피아보스로 변신한다.

다시 서는 편안하고 가까운 무대, 안산문화예술의전당

연극 <마르고 닳도록>은 애국가의 작곡가 안익태가 1965년 사망한 뒤 스페인 마요르까 마피아가 애국가에도 저작권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한국 정부에게 저작권을 받아내기 위해 원정대를 파견해 장장 40여 년 동안 고군분투 한다는 기발한 내용이다.
“배우는 역할의 자기논리, 자기 정당성을 찾아야 합니다. 그저 한몫 챙겨보자는 생각으로 한국에 자가 부하들을 보냈는데 그때마다 상상도 못했던 사건들 곧 군사 쿠데타,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 붕괴 등의 사건으로 부하를 잃은 보스에게 애국가 저작권 찾기는 오기로 뭉친 필생의 사업이 돼버린 것이죠. 그에게 이상한 나라 한국에 대한 억울함이 얼마나 클 지 이해되죠.”
오는 4월 18일부터 3일간 이 연극이 펼쳐지는 무대, 안산문화예술의전당에 대해 이대연은 좋은 인상을 간직하고 있다고 한다.

연극 봄날 공연 중 이미지

2009년에 연극 <봄날>의 배우로 안산문화예술의전당 무대에 섰습니다. 그때 무대에 대한 이미지가 참 좋았어요. 배우에게 아주 편안하고 가깝게 다가오는 무대였거든요. 무대 그대로 대학로에도 하나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죠.”
그는 기독교 모태신앙에 고교시절 적성검사 결과 어울리는 직업이 교사나 농부였다고 한다. 순수했던 문학소년은 대학에서 신학을 전공했다. 전공에서 채워지지 않는 삶의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찾은 우물이 대학연극동아리 연세극예술연구회였다. 그렇게 남들이 잘 가지 않는 ‘노란길’에 들어선 1988년 이래 그는 배우의 길을 걷고 있다.

점잖은 모범시민의 이미지를 가진 그가 소위 깡패들의 보스 역을 맡은 것은 영화 <달마야 놀자>가 처음이었다. 아무도 자신을 조직의 보스로 여기지 않는데 캐스팅한 이유가 궁금해 그는 감독에게 물었다. 감독은 “그동안 많은 보스들을 만나 인터뷰를 해봤다. 우리가 생각하는 다혈질에 센 성격은 행동대장급에서나 보인다. 보스들은 하나같이 맘씨 좋은 동네 아저씨 같은 이미지였다”는 답이 돌아왔다. 이번 작품 <마르고 닳도록>에서도 우리는 통념을 깨는 보스를 만나는 기쁨을 맛볼 수 있다.

햄릿과 돈키호테 ‘사이’에서

흔히 사람의 성향을 우유부단하고 생각이 많은 햄릿형과 생각보다 행동이 앞서고 저돌적인 돈키호테형으로 나눈다. 배우 이대연은 4반세기동안 매체를 넘나들며 수많은 햄릿과 돈키호테로 변신을 거듭해왔다. 인간 이대연은 햄릿과 돈키호테, 어느 부류에 속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평소엔 햄릿, 술 마시면 돈키호테’라며 웃음 짓다가 ‘햄릿이 6, 돈키호테가 4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자연인 이대연에 가장 가까웠던 작품 <아트>의 배역 ‘덕수’를 가장 애착이 가는 인물로 소개했다.
1억 8천만 원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그림을 턱 구입한 의사와 그것을 못마땅해 하며 대립하는 그의 친구, 그 ‘사이’에 있는 인물이 바로 덕수이다.

“덕수는 남에게 싫은 소리 못하고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여기는 인물이죠. 그러다가 좀 다른 모습도 보이고. 그게 바로 자연인 이대연이라서 연기하는 게 자연스러웠어요. 배우가 과장이나 꾸밈없이 정직하게 연기하면 완성도가 보장됩니다. 물론, 배우는 인물을 창조해내는 것이지만 그 인물이 자연스러워야 해요. 남의 옷을 입은 듯 작위적이면 안 되죠. 자연스런 연기, 그건 제가 무대에 서는 최후의 그날까지 풀어야 할 숙제죠.” 배우로서 이대연은 자기복제의 유혹과 한계를 극복하는 자기검열의 칼날을 무대에 서는 마지막 날까지 잘 벼르고 있을 듯하다. 칼날을 무디지 않게 하는 원동력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무엇이든 잘 하는 사람은 열심히 하는 사람을, 열심히 하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을 능가할 수 없죠. 배우는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기쁨을 누리는 사람입니다. 매번 벅찬 마음으로 무대에 서는 것은 그 기쁨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배우의 자질, 그 바탕은 인간에 대한 이해죠. 배우는 인간에 대한 이해의 끈을 놓지 않는 사람입니다.” 배우로서도 자연인으로서도 이대연은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 사람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늘 눈과 귀를 열어두고 신문을 탐독하며 다양한 장르의 책을 읽는다. 최근에는 소설가 김애란의 작품집을 읽으며 공감하고 있다고 한다.

극장 문이 닫히는 순간, 우린 공동체가 된다

다양한 매체에서 연기를 하는 배우 이대연에게 특히 연극의 매력이 무엇인지 물었다. “연극은 참 까다로운 친구이지만 ‘사귀면 참 좋은 친구’라고 생각해요. 배우나 관객이나 정해진 시간동안 한 공간에 머물러 있어야 하죠. 그것은 덧바르는 장치 없이 솔직하게 직접 만나는 공간입니다. 제가 참 좋아하는 말인데 ‘극장 문이 닫히는 순간 그 안의 사람들은 모두 공동운명체가 된다’는 것이죠. 자연스런 배우의 연기가 최상의 인물을 만들어내듯이 관객 여러분들도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번에 <마르고 닳도록>을 선보이는 저희 극단 차이무의 슬로건처럼 말이죠. 바로 ‘생각은 진지하게, 표현은 경쾌하게!’입니다.”

편안하고 자연스런 연기를 꿈꾸는 배우 이대연은 최근 온통 하얀 설국을 이루었던 한라산 윗세오름을 하염없이 걸었던 얘기를 들려주었다. 77cm 높이로 쌓인 눈길을 걸으며 ‘참 행복하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순수를 상징하는 흰빛은 색채심리학에서 얘기하듯 최상의 힐링 에너지이다. 다양한 인물을 통해 사람들의 마음을 울고 웃게 하는 배우에게, 유한한 삶에서 무한한 아름다움을 꿈꾸는 예술가에게 그것은 더욱 강렬하게 다가왔으리라.

애국가의 한 소절이기도 한 ‘마르고 닳도록’은 노자의 <도덕경> 한 구절 곧 천장지구(天長地久)를 떠올린다. 노자는 "하늘과 땅은 장구하다. 하늘과 땅이 저토록 장구할 수 있는 이유는 억지로 하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배우 이대연에게서 한층 자연스런 아우라가 느껴지는 것은 그가 유한한 인생을 살면서 마르고 닳도록 순수한 예술가의 열정을 굽히지 않기 때문이리라.

ASAC 연극 마르고 닳도록

ASAC 연극 마르고 닳도록

제37회 백상예술대상 연극부문 작품상, 희곡상 수상
극단 차이무의 연기 “갑”들이 펼치는 막강코믹연극
웃지 못 할 현대사를 정통으로 찌른다!

  • 일시 : 2014년 4월 18일(금)~20일(일) 금 / 8시, 토 / 3시 7시, 일/ 3시
  • 장소 : 안산문화예술의전당 달맞이극장
  • 작 : 이강백
  • 연출 : 이상우, 민복기
  • 제작 : 극단 차.이.무
  • 출연 : 김승욱, 이대연, 김중기, 이성민, 정석용, 김용현, 송재룡, 박상우, 이중옥, 송유현, 한상우, 최형선, 황성현, 추민기, 신현용, 이수련, 송정현, 김의건, 옥자연, 박지인, 권진란
  • 가격 : R석 35,000원 S석 25,000원 A석 15,000원 (13세 이상 관람 가)
  • 할인 : 조기예매 25% (~3.3까지 예매 시)
  • 예매콜센터 : 080-481-4000 www.ansanar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