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의사항 |
단원미술관, 아이와 함께 관람하러 가면 안 되는 곳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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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7살 아이가 전시를 보고 싶다고 해서 가까운 단원미술관을 찾았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매우 불편한 경험을 했습니다. 아이들이 전시장에 오면 미술관 측에서 신경 쓰는 부분 충분히 압니다. 다른 분들 전시 관람에 피해를 주면 안 되니 뛰면 안 되고, 작품이 훼손될 수도 있으니 절대 만지면 안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주 다녀야 아이도 자연스럽게 전시 매너를 배울 수 있기 때문에, 제가 예민해지더라도 함께 자주 다니려고 합니다. 오늘 단원미술관에서는 아이 때문이 아니라 직원분들 때문에 너무 힘들고 아이에게도 부끄러운 경험을 했습니다. 아이와 입장해서였을까요? 전시 입장부터 끝까지 감시하듯 졸졸졸졸(이 단어 외에는 표현 방법을 못 찾겠습니다) 따라다니시더라구요 아이가 전시장 내에서 하지 않아야 하는 행동을 할 경우에 제지하려고 그러신 거 같은데 혼자 입장한 것도 아니고 보호자가 있는데도 그렇게 범죄자를 감시하듯 처음부터 끝까지 매우 불편하게 졸졸졸 따라다녀야 하는 건가요? 그게 너무 신경 쓰여서 성인조차 전시 관람을 제대로 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결국 너무 불편하다고 그만 따라오면 안 되냐고 하니 '매뉴얼이다. 이게 제 일이라니까요' 라며 오히려 역정을 내시더라구요. 관람객을 불편하게 하면서까지 작품을 관리해야하는 게 단원미술관의 관람객 관리 매뉴얼인가요? 작품을 보고 싶어서 찾은 시민은 불편해도 계속 감시 당하면서 전시를 봐야하나요? 다양한 전시를 아이와 함께 보러다녔지만 오늘처럼 무례하고 불쾌한 경험은 처음이었습니다. 아이들도 분명히 관람객입니다. 충분히 존중받아야 할 존재이지 문제를 일으킬 골칫덩어리 관람객으로 치부하지 마십시오. 아이가 '만지지 말래서 꾹 참고 눈으로만 봤는데 저 삼촌은 왜 자꾸 째려보는지, 왜 자꾸 우리 따라오는지' 궁금해하고, 야외전시장에 나오니 '여긴 감시자들 없어서 좋다. 밖에 전시만 구경하자' 라고 할 정도로 따라다녀야 할 관람객인가요? 어릴 때부터 미술관에서 좋은 경험을 해야 미술관에서 말하는 '시민문화의식이 높고 자연스럽게 미술관을 자주 찾는 성인관람객' 이 되지 않을까요? 입장할 때 가만히 서서 기다리는 아이를 보면서도 '아이 먼저 들어가지 마라~ 자녀에게 전시 매너를 가르쳐주세요~'라고 하셨는데, 아이에게 전시 매너를 가르치라고 하기 전에 관람객을 대하는 태도부터 배우셔야 할 것 같습니다. 이렇게 불편하게 하면 관람객이 오겠냐고 하니 '원래 사전예약제다'라고 안내를 하시더라구요. 단원미술관 홈페이지를 보면 *온라인 사전예약 정원 마감 시 현장 접수는 제한될 수 있습니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저희가 갔을 때 관람객 저와 아들 딱 두 명이었습니다. 온라인예약이 마감이 되기는 커녕 0명이 관람하는 곳에 현장접수로 갔는데 '사전예약제인데 예약도 안 하고 와놓고 불평을 토로하냐' 라는 투의 말을 들어야 하나요? 단원미술관의 궁극적인 비전이 궁금합니다. 이렇게 직접 제 발로 찾아온 관람객을 불편하게 해서 사람은 아무도 없고 작품만 있는 미술관, 작품훼손율 0% 미술관 을 지향하는 건가요? 앞으로 단원미술관을 찾을 다른 관람객은 같은 불편을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관람객이 지켜야할 관람 시 유의사항이 있다면 미술관도 지켜야할 매너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이와 함께 좋은 전시를 많이 보고 싶은 마음에 찾았는데 너무 아쉬워 이렇게 긴 글을 남깁니다. 고객님의 의견을 확인하여 답변이 완료되었습니다. 안산문화재단 2020-08-18 11:39:00.0안녕하세요. 단원미술관 전시사업팀입니다. 답변이 다소 늦어서 죄송합니다. 미술관의 발전을 위해 고견 주신 점 감사드립니다. 또한, 저희 미술관 전시 관람에 있어 불편함을 느끼신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코로나19 방역 지침 ‘생활 속 거리 두기’준수를 위하여 단원미술관은 관람객 제한 및 적은 인원으로 전시장 운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방문해 주신 당일에는 1인의 전시안내 요원이 관람객의 이동 동선에 따라 같이 거리를 두며 이동하는 상황이 발생하였습니다. 이와 같은 상황이 '감시' 받는 상황처럼 느껴져 불쾌하셨다면 좀 더 세심하게 관람환경을 조성해 드리지 못한 저희의 불찰이며, 이 부분은 해당 스태프들에게도 숙지시켰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미술관은 어린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모든 계층이 방문해 주시는 공간임을 다시 한번 환기하고, 저희 단원미술관을 찾아주시는 모든 분이 보다 편안한 관람을 하실 수 있도록 세심하게 준비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단원미술관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