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구분 : 예술가
- 장르구분 : 다원예술
- 세부장르 : 인터렉티브 아트, 퍼포먼스
- 이름 : Yann Baac
- 홈페이지 : www.yannbaac.com
나는 언제나 경계에 매료되어 왔다. 물리적 경계, 감정의 경계, 그리고 현실과 가상의 경계까지— 나의 작업은 이 경계들을 질문하고 흐트러뜨리며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내는 과정이다. 내 작업의 시작은 프랑스 거리에서 사람들의 초상화를 그리던 때였다. 무작위로 만난 사람들의 얼굴을 그리는 건 단순한 행위가 아니었다. 그것은 그들의 이야기와 감정이 담긴, 하나의 소통의 흔적이었다. 이후 2년 동안 세계를 여행하며 낯선 이들과 대화하고 그들의 초상화를 남겼다. 이 과정은 나에게 ‘감정의 아카이브’를 쌓는 시간이었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깊은 교감의 기록이었다.
한국으로 돌아와 나는 디지털 매체를 이용해 이 경험을 확장했다. 가상세계에서 초상화를 그리고, 아바타를 인터뷰하며 현실과 가상 간의 관계를 다시 탐구했다. 가상공간은 나에게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또 다른 무대였다. 여기서 관객은 더 이상 단순한 관찰자가 아니었다. 그들의 움직임과 반응은 작품을 변화시켰고, 나는 그 변화를 통해 소통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했다.
나는 항상 경계 위를 걷는다. 그 경계는 혼란스럽기도 하고, 때론 방향을 잃게 하기도 하지만, 그 안에서 나는 가장 자유롭다. 관객과 나는 그 경계에서 만나고, 함께 걸으며 예상치 못한 순간에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낸다. 내 작업은 경계를 허물기 위한 것이 아니다. 나는 오히려 그 경계에서 충돌과 융합이 일어나는 순간을 포착하고 싶다. 우리가 알고 있던 현실과 가상의 개념은 정말로 분리된 것일까? 아니면 이미 하나의 세계로 융합되었는데 우리가 그걸 깨닫지 못했을 뿐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내 작업 속에 있다. 나는 이 여정을 혼자 걷지 않는다. 관객은 나의 동반자다. 그들이 남기는 작은 흔적 하나하나가 작품에 생명을 불어넣는다. 그 흔적들이 내 작업을 다음 단계로 자연스럽게 이끈다.
2025